지리·환경 고려 없는 네옴시티···
유현준 "건축가에겐 비상식적"
2022.11.26
건축 전문가가 바라본 '더 라인' 설계... 강풍 요소 활용 안 한 도시설계 지적
'더 라인' 비전문성 지적에 유튜브 열광
유현준 건축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 영상에서 '더 라인'에 대해 분석했다.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 캡처
네옴시티 '더 라인'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리·환경적 고려 없는 설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유현준은 '셜록현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네옴시티 '더 라인' 설계에 참여한 게 전문성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셜록 현준'의 채널 운영자 유현준은 건축가다. 그는 스페이스 컨설팅 그룹과 유현준 건축사 사무소의 대표 건축가이자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2017년 tvN의 예능인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 시즌2에 건축 전문가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더 라인'은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친환경 미래 신도시로 트로제나, 옥사곤까지 아울러서 네옴시티에 포함된다. '더 라인'은 길이 170km에 높이 500m, 폭 200m의 초대형 직선 도시로,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을 가로지르도록 건설될 예정이다.
유 건축가는 유튜브 영상에서 '더 라인'에 대해 풍력발전 활용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석유에 의존하는 사우디의 경제구조 탈피를 위해 추진된 도시설계 치고 에너지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게 요지다.
본래 사우디는 더운 지리적 요인을 극복하고자 시원한 바람이 건물에 들어오도록 한 건축기법이 발달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바다 근처에 도시를 짓고 사우디의 건축기법을 활용했다면, 그 강풍을 풍력발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는 것.
네옴시티 '더 라인' 조감도/네옴시티
유 건축가는 직선으로 이뤄진 도시설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170km의 직선 도시는 "거의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수준"이라며 "차라리 점선으로 된 도시를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의 제언대로 사이사이가 끊어진 점선 형식의 도시 설계가 이뤄진다면, 이 역시 풍력발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빌딩 사이의 좁은 곳에는 바람이 세게 부는 빌딩풍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바레인 세계무역센터가 이 빌딩풍을 풍력발전에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적인 이유 외에도 유 건축가는 일조권과 조망권을 보장받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500m 높이의 도시에 대해 "해의 직사광선이 밑으로 떨어지는 게 하루 중 30분도 안 될 것"이라며,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올려다보면 하늘이 거의 안 보일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문가의 시선은 확실히 디테일하다", "전문가들은 보는 시선이 다르구나"
해당 영상에는 더 라인 도시설계를 건축 전문가의 시각에서 분석한 것에 대해 수준 높았다며 감탄하는 댓글이 나타났다. 또한, 영상의 세세한 설명과 적절한 사진 자료의 활용에 대해 "이해하기 쉬웠다"는 댓글도 찾을 수 있었다.
한편 여성경제신문이 게재하는 소셜러스 급상승 유튜버 랭킹에 '셜록 현준' 채널이 22일 교육/강의 분야 5위를 기록했다. 3.65%의 채널 상승률을 보인 '셜록 현준'은 25일 기준 66.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 건축가가 '더 라인'의 비전문성을 지적한 영상은 25일 기준 조회수 279만 회를 달성했다.